택견의 정신

택견 정신

> 택견의 정신 [1] <

글/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 택견 인간문화재 정경화

택견의 정신은 고구려의 선배정신과 신라의 화랑정신으로 고려의 호국정신과 조선의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한 참을 실현하는 것이다.

 

한 나라가 건국되기 위해서는 분명 힘이 있어야 했다. 이러한 것으로 미루어 보더라도 무술이란 국가의 흥망성쇄와 밀접한 관계로서 국가의 수문장이요 반석의 역할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각 나라마다 그 특유의 무술이 있음을 과시하지만 우리의 택견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온후하고 호전적인 무술은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 비추어 볼 때 없을 것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무술인 우슈는 공격이나 방어보다는 그 기법이 형(型) 위주로 짜여져 있음을 알 수 있고, 일본의 가라데는 방어보다는 공격 일변도의 스포츠 형태로 되어 있는가 하면 서양의 무술들은 대개가 무술적인 요소보다는 스포츠 중심으로 발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각양각색의 무술 가운데 우리의 민족무술 택견은 어떤 형태로 변천해 왔는가 알아보자. 서양의 무술들이 정신적인 면보다는 기술적인 면에 치중했다면 민족무술인 택견은 정신적인 면을 보다 더 중시했다고 본다. 택견이 오랜 역사속에서 현재까지 맥이 끊기지 않고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외공적인 기술보다는 내공적인 정신의 힘이 더 컸기 때문이리라. 제1단계의 수련은 기술의 수련이며 제2단계의 수련은 기술수련을 넘어선 정신수련이라 하겠다.
이와 같이 무술이란 한낱 격투기 즉 싸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무술의 경지는 인간의 완성으로 가는 첩경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내적정신이 필요했던 것이다. 참된 정신이 없다면 그것은 한낱 영혼이 없는 몸(육체)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도 안되며 몸(기술)과 마음(정신)이 결합되어진 심오한 인격형성이 곧 무술의 경지라 본다. 바로 이것이 무술과 일반 격투기 또는 스포츠와의 차이라 하겠다.
그럼 2천년동안 면면히 이어 내려온 우리 민족무술 택견의 정신은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 택견의 정신 [2] <

글/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 택견 인간문화재 정경화

택견의 정신은 고구려의 선배정신과 신라의 화랑정신으로 고려의 호국정신과 조선의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한 참을 실현하는 것이다.

 

단재 신채호선생의 <조선상고사>의 기록을 보면, 고구려의 강성은 선배제도의 창설로 시작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당시 앞뒤로 적과 대치하고 있는 고구려로서는 의당 어느 나라보다 강인한 무술이 요구되었을 것이다. 용감하고 상무정신이 투철했던 고구려는 이와 같이 문무에 힘쓰는 훌륭한 선배제도가 있었기에 국민들의 협동심과 애국심을 배양하는 원천이 되었던 것이다. 삼국통일의 근간이 되었던 신라의 화랑도를 보더라도 원근산수에 탐험하여 자연과 벗하며 학문에 힘쓰고 무술을 연마하여 환난시에는 나라를 구제하고 화평시에는 신의(信義)로서 국가발전에 이바지 해왔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택견의 정신은 곧 고구려의 선배정신과 신라의 화랑도정신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고려의 호국정신으로 이어져 조선의 선비정신을 이어받아 참의 정신을 실현해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럼 이 “참”이란 무엇인가?
어쩌면 그 뜻은 너무 광범위할지 모르지만 한마디로 전통문화의 계승을 의미한다 하겠다. 수많은 왜적의 침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국민의 힘을 단합시킬 수 있는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가 굳건히 살아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한일합방과 더불어 나라마저 빼앗겨버린 우리 민족이었지만 일제는 우리 정신까지는 빼앗지 못했던 것이다. 역사를 더듬어 보다라도 문화마저 빼앗겨버린 민족은 서서히 정벌국에 동화되어 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많은 외침속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아 오늘의 한국을 이룩한 것이다.
서서히 동이 터오듯이 남북분단의 아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전통문화를 뿌리로 한 우리 겨레의 선비정신인 참의 정신을 이어받아 새로운 한국인의 표상을 세워야 할 것이다.
참이란 거짓되지 않고 자연의 순리에 어긋남이 없이 맑고 깨끗한 정직됨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택견 본연의 정신이 참 실현에 어긋나지 않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굳건한 기상을 갖기 위해서도 2천년동안 전승되어온 민족무술 택견을 익혀 문화재 택견의 원형을 계승하고 국민의 힘을 단합할 수 있는 민족정신의 지주로 삼아야 할 것이다.